*한국불교태고종 종정 혜초 스님
불기 2559년 하안거 해제 법어
나의 마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처를 이루지 못한 중생은 캄캄한 윤회의 암흑세계를 헤매고 있는데 어찌해야 그 업연(業緣)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업연은 한번 정해지면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데, 깨침을 얻는 과정에 업연이 녹아 없어진 해탈의 상태. 즉 선업의 인연 공덕이 무르익어서 그 과보(果報)가 만개하는 과정을 통해서만이 업연이 다하게 되며, 그 때의 마음을 진여심이라 하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마음은 본질과 현상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그것은 각각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상호 의존적인 현상으로 모두 하나로 연결된 진여의 본체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본질적인 면에서 마음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차별이 없는 절대평등입니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그 어떤 기연(機緣)으로 수행자가 지금 여기 순간순간의 변화를 놓치지 않을 때, 이 도리를 확실히 인지할 수가 있는데, 그 때가 바로 영원한 자유로움의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고, 그 경지를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도 샛별을 본 인연으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데, 선종(禪宗)의 어록(語錄)이나 전등록(傳燈錄)을 살펴보면, 깨달음의 기연은 예외적인 면도 있지만 대개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가 있습니다.
첫째는 말을 듣는 순간, 둘째는 행위를 하거나 본 순간, 셋째는 자연물의 소리를 듣거나 움직임을 본 순간에 문득 깨달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와 같이 견성의 기연은 직지인심(直指人心)의 양식(樣式)과 상응(相應)하는 것인데, 이것이 육근(六根)을 통한 지각(知覺)이라는 점입니다. <능엄경(楞嚴經)>에서도 지각을 통한 다양한 깨달음의 기연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25인의 보살과 아라한의 깨달음의 체험에 관한 깨달음의 기연들을 살펴보면“모습(色), 소리(聲), 냄새(香), 맛(味), 촉감(觸), 통증(痛症), 호흡(呼吸), 설법(說法) 등 육경(六境)을 지각관찰(知覺觀察)하여 깨달음에 이르거나, 염불(念佛), 지계(持戒), 관법수행(觀法修行) 등을 통하여 깨달음에 이르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도(道)는 하나이지만 도를 증득(證得)하는 방법은 각각 다르니, 아직도 조계산 노승의 모양다리만 보고는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법문을 듣고도 신심이 동하지 않는 많은 수행자들은 총칼이 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깨침 없는 자신의 업연이 스스로를 멸망의 길로 이끈다는 것을 인지하여야 합니다.
특히 <법화경> ‘안락행품’에도 “한적한 곳에 고요히 앉아 마음을 집중하여 닦으면서 안주해 동하지 않는 것을 마치 수미산과 같이 한다.”고 했듯이 수행자들은 해제가 되었다 해도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스님이 영재(永才)스님을 기리는 시(詩)를 읊으신 뜻을 살피고, 쉼 없는 정진을 당부합니다.
策杖歸山意轉深 막대기 들고 산을 찾으니 뜻이 더욱 깊은데
綺紈珠玉豈治心 비단이나 금은보화(金銀寶貨)에 마음이 끌릴손가
綠林君子休相贈 녹림속의 군자들아 증회(贈賄)를 생각마소
地獄無根只寸金 지옥근본 무엇인가 촌금이 뿌리로세.
불기2559(2015)년 하안거 해제일에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혜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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