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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육신 마져도 다 내어주고 가신 진정한 수행자
심인행 전수 제16주기 추선불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이홍식)은 매년 4월 세 번째 목요일에 의학교육과 발전을 위해 헌체(獻體)한 고인들의 뜻을 추모하는 ‘감은제(感恩祭)’를 개최한다.
올해 행사에는 의과대학생과 교직원, 유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작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73분의 숭고한 뜻을 추모했다. 개회식으로 시작된 이번 감은제는 의과대학장을 비롯해 유가족 대표, 학생 대표의 추모사와 함께 유가족, 학생들의 단체 헌화와 묵념으로 이어졌다.
이홍식 학장은 추모사에서 “의학 실습 교육과 연구 발전을 위해 시신 기증이라는 고귀한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추모의 말씀을 전한다"며, “기증자분들의 헌신과 생명의 존엄함을 늘 되새기며 바른 인술을 펼치는 참된 의사를 양성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감은제는 우리 종단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종단의 입교개종과 더불어 25년간 중생교화의 대업을 수행하시고 홀연히 열반에 드시는 순간까지 법체 마져 중생을 위해 주고 가신 심인행 전수님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열반에 드신 스승님은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법체를 고려대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헌체했다. 살아계시면 병인생으로 올해 91세를 맞았을 것이다. "빈몸으로 왔다 부처님의 법을 만나 진언염송 정진 한것 만으로도 할것은 다했다."고 담담히 열반에 드셨다고 심인행 전수님의 장녀인 실지사 신정회장인 인명화(정경자) 보살은 회고 했다.
심인행 스승님은 경주 출생으로 일본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신여성이었다. 일본 기후현 무의 고등 여학교를 1943년에 졸업하고 해방과 더불어 고국으로 돌아 왔다. 조용한 성겻으로 요리와 바느질을 잘하시는 한마디로 현모양처셨다. 창종 초기 종단의 법의가 완전히 제정되기 전에는 뛰어난 바느질 솜씨로 손수 스승님들의 법의를 지어 공양했다. 원정 대성사의 법의는 당연 심인행 전수님의 정성으로 지어졌다.
기로스승 선도원 전수님은 "조용한 성격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교도들의 집을 방문하고, 신행 상담을 해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아련합니다."며 자상한 말로 교화에 매진하시던 모습을 추억했다. 심인행 스승님은 특히 만두를 잘 빚었다. 스승님이 만두를 빚는날은 교도들의 잔칫날이었다. 모두를 위해 정성으로 맛을 낸 탓이다. 일본에서 고등교육을 마친신 심인행 스승님은 서예에도 조예가 남달랐다. 한글과 한문을 모르는 교도들을 위해 직접 가르친일은 아직도 교도들 사이에 유명한 이야기다.
5월 21일 심인행 전수님의 제16주기 추선불사가 봉행된 실지사 서원당에는 스승님의인도로 총지종에 입교한 교도들과 유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실지사 주교 법우 정사의 집공으로 봉행된 불사에서 교도들은 스승님의 교화와 공덕으로 실지사가 발전하고, 스승님의 극락왕생을 지극히 서원했다. 법우 정사는 추도사에서 "생전에 교화를 위해 불철주야 가리지 않고 불편하신 몸으로 헌신하시고,늘 자비로운 미소로 제자들을 배려하셨습니다. 끝내는 열반하시면서 스승님의 법체를 우리나라 의학 발전을 위해 연구용으로 기증하셨습니다. 한마디로 스승님의 일생은 희생과 헌신과 베품으로 일관 하셨습니다."며 스승님의 법을을 추도했다.
심인행전수님은 1973년 10월 부터 실지사 교화를 시작으로 중앙종의회 의원, 통리원 사회부장 등을 역임하고 종단 발전에 기여하고 총기 29년 5월 21일 열반에 드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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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정진은 행복의 문을 여는 지름길
실지사 부림회 관득 손기성 회장
실지사는 각자님들의 사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사원 환경 정리에서부터 법회 준비와 주차까지 각자님들의 손길이 안가는 곳이 없다. 총지종 신행단체 중 가장 활동적인 실지사 부림회를 이끄는 주인공이 바로 관득 손기성 각자다.
항상 웃음 뛴 얼굴의 관득 손기성 각자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작한 진언 수행은 평생 내 가정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생활 자체였다. 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묵묵히 걸어온 손기성 각자의 삶과 수행을 소개한다.
밀교의 진언 염송 수행을 먼저 시작하신 분은 관득 각자님의 모친 행원심 조태순 보살이다.. 올해로 88세를 맞은 노 보살님은 길고 어두웠던 일제 강점기를 지나고, 각자님의 부친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다. 교편을 잡고 학생들을 가르치던 부친은 민족의 큰 아픔인 6.25를 만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어 병상에 눕는다. 그 어려운 시기를 비로자나 부처님의 가지력으로 이겨내려 각자님의 모친은 진각종에 귀의하고 성심으로 진언수행에 매진했다. 물론 어머님이 사원에 나갈 때면 손기성 각자는 항상 같이 다녔다. 그러나 부친의 병환은 날로 깊어갔고, 가정 형편은 더 어려워 갔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충청 제일의 명문인 대전중학교 당당히 합격한 각자님은 가정 형편을 생각해 진학을 포기한다.
각자님은 당시 대전에서 최고의 양복 기술을 가진 외삼촌을 찾아간다. 일본에서 양복 기술을 배운 외삼촌은 어린 조카의 청을 받아들여 조수로 일을 시킨다. 하지만 어린나이에 양복 기술은 벅찬 일이었다. 하지만 이를 악 물었다. 가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자신의 바램을 지키기 위해서 하루하루 고된 노동을 견디었다. 18살이 되는 해 아버지가 오랜 병환 끝에 돌아가신다. 상을 치르고 출근 하니 외삼촌은 재봉틀 한 대를 가리키며 “이제부터 내가 쓸 미싱이다.”말했다. 5년 만에 정식 기술자가 된 것이다. 그동안 매를 맞으며 배웠던 기술을 최고의 양복 기술자인 외삼촌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다. 관득 각자는 모두를 다 얻은 듯 했다. 조금씩 내일을 위해 저축하고 가족을 부양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낸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 당장은 학교에 진학하지 않더라도 준비는 해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서울통신강의록’ 구해 독학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꾸준히 진언염송을 하고, 가슴속에 차오르는 부처님의 가지력을 느낀다.
양복기술자로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노총각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됐다. 29살 되던 해 주위 사람의 소개로 평생 수행과 생활의 동반자인 박순임 무량수 보살님을 만나 결혼한다. 경상도 상주 출신의 보살님은 대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경주로 신혼여행을 갔다. 첫 날밤, 각자님은 새색시에게 「옴마니반메훔」 육자진언과 비로자나불 수인을 가르친다. 평생 수행을 같이 하자는 뜻이다. 무량수 보살님은 어리둥절해 하며 따라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날이 진언행자로서 새로 태어나는 날이었다. 몇 개월의 신혼생활을 대전에서 보내고, 관득 각자는 서울로 갈 것을 결심했다. 좀 더 큰 곳에서 새로운 터전을 닦아보고 싶었다. 새색시를 데리고 서울로 온 젊은 진언행자 부부는 쌍문동에 사글세를 얻어 새 인생을 시작한다.
부부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직장 생활부터 시작해 작은 공장도 운영해보고, 모든 일을 같이 했다. 어느덧 자식들도 하나 둘 태어나 1남 2녀가 태어났다. 비록 12번의 이사를 다녔지만 내집도 장만하고 아이들 대학 공부도 마쳤다. 장녀와 차녀는 배필을 만나 혼사를 치르고, 이젠 엄마가 되었다. 딸 들은 시집을 갔지만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모인다. 주말에 오는 날에는 온 가족이 실지사 자성일 법회에 참석한다. 자녀들은 자라면서 부모님이 목소리를 높인 적이 없다고 한다. 부처님 같은 자애로운 마음으로 자식들을 키웠다. 큰 병 없이 잘 자라 사회의 일원이 되고, 결혼하여 부모가 된 자녀들이 관득 각자님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불자들의 수행 방법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팔정도(八正道)다. 관득 각자의 인생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활이 바로 팔정도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정견, 정사유, 정어, 정업, 정명, 정정진, 정명, 정정 어느 하나 행하지 않은 것이 없다. 팔정도의 수행을 바탕으로 매일 진언염송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비로자나 부처님의 가지력으로 이룬 삶이라 겸손히 말하는 관득 각자는 “매일 매일 변하는 모습은 보기 어렵지만, 수행이 쌓이고 쌓이면 처음의 나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며 작은 공덕이 모여 큰 복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기자는 관득 각자의 인터뷰를 마치며 초등학교 바른생활부터 대학과정의 윤리학 교과서에 나오는 모범적 인간상이 바로 저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모든 불자들이 저리 된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팔정도의 삶과 꾸준한 수행은 우리의 삶을 편안한고 윤택하게 해준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사는 것이 바로 내 불성을 일깨우는 삶이다.
실지사=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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