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장 범해스님은 임명장 수여 후 “포교국장스님은 종단 총무원 호법부 상임감찰 소임 등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 여러모로 포교원 업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새로 임명된 포교국장 법정스님은 일면스님을 은사로 1999년 수계(사미계)하였으며, 해인사 승가대학, 동국대학교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 봉선사 기획국장, 호법국장을 역임, 총무원 호법부 상임감찰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수도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천태예술공모대전 대상에 조성진 작가의 조각 ‘주인공Ⅱ’ 선정 최우수상(문화재청장상)은 유지선 작가의 불화 ‘미륵하생경변상도’가 차지
천태종이 주최·주관하는 제7회 천태예술공모대전에서 주성진씨의 조각작품 ‘주인공Ⅱ’이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천태종은 9월 17일 서울 관문사에서 응모작품을 심사하고 대상과 최우수상 등 분야별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번 공모대전의 최우수상(문화재청장상)은 유지선 씨의 불화 ‘미륵하생경변상도’가 차지했으며, 불화부문 우수상은 박인식 씨의 ‘에밀레 29’ 공예부문의 우수상은 이지은 씨의 ‘동서남북 사대천왕’ 민화 부문의 우수상은 함경우 씨의 ‘십장생도’ 등이 선정됐다. 천태종은 이들 입상 작품을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인사동 동덕아트홀에서 전시하며, 전시 기간에 시상식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심사위원회(위원장 송근영)는 주성진 씨의 ‘주인공Ⅱ’를 대상으로 선정하며 “중생계의 번뇌를 떨쳐내고자 하는 구도의 마음이 밝고 어두운 색감의 조화 속에 엿보이고, 전통 옻칠을 비롯한 다양한 기법의 구사가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지구촌 위기, 공생으로 넘자” 세계 석학들 한목소리 묘공당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 국제학술대회 개최
기후 위기 등 지구촌의 당면 문제에 대한 성찰과 공생(共生)의 실천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한마음선원 산하 한마음과학원(원장 혜수 스님)은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에서 ‘뉴노멀 시대, 지구촌 공생의 삶: 마음, 과학, 종교’를 주제로 ‘2022 한마음과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 앞서 열린 개회식에는 조계종 총무부장 삼혜 스님,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 안양본원 주지 혜솔 스님, 이원욱 국회정각회 명예회장,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윤성이 동국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은 대회사를 통해 국제학술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스님은 “대행 선사께서는 지구의 일체 생명이 고통스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셨고, 그 가르침은 지구사랑 실천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방법이나 생각의 흐름에서 다른 부분이 있을지라도 지구촌을 살리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은 우리 모두 한 방향이고 한마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행 선사께서는 종교의 이름이 다를 뿐이지 근본적인 가르침은 동일하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에 개최되는 이번 국제학술대회가 ‘공생’을 강조하신 선사의 뜻에 따라 대화와 화합의 장이 열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총무부장 삼혜 스님이 대독한 격려사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환경과 코로나, 전쟁의 위기는 타인을 이용하고 자연을 수단으로 여기면서 모든 것을 함부로 대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이런 의미에서 ‘뉴노멀시대 공생의 삶’을 대주제로 열리는 한마음과학 국제학술대회는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할 것이다. 모두가 함께하는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학술대회로 회향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원욱 국회정각회 명예회장은 축사에서 “실제의 삶 속에 적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생활과학인 ‘한마음과학’의 정신이 전 인류의 위기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했으며,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도 김대현 종무실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이번 학술대회가 공생의 삶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로서 위기에 처한 지구와 인류 발전에 기여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불교, 기독교, 가톨릭 등 5대 종교 전문가 및 학자들이 소통하는 이 자리가 우리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단서와 해답이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묘공당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캐나다·독일·이스라엘·아랍에미레이트·대만·아르헨티나 등 8개국 20여 명의 석학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석학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촌의 문제를 되짚고 공생, 통합, 평화의 방안을 모색하고 비전을 제시했다.
3일간 이뤄진 국제학술대회는 기조강연, 특별강연 2회, 발표세션 6개와 특별세션 1개로 구성됐다. 기조강연으로는 한마음선원 진주지원장 혜근 스님이 ‘만물만생과 통하는 한마음’을 진행했으며, 특별강연은 아키바 토르 이스라엘 주한대사와 압둘라 샤이프 알 누아이미 아랍에미레이트 주한대사가 진행했다.
발표 세션은 △현대사회와 종교의 실천적 역할 △생명 위기를 통한 미래의 성찰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가치 △관법 수행과 소통 △공생과 사회적 실천 △마음과 의학, 건강한 삶 등으로 구성됐으며 주제에 맞춰 석학, 전문가들의 발표들이 진행됐다.
세션 ‘생명 위기를 통한 미래의 성찰’에서 ‘팬데믹과 죽음의 그늘 속 영적 보살핌 필요성’을 발표한 독일 본대학 만프레드 후터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나타난 종교적 변화에 대해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후터 교수는 “진보적 성향의 종교 공동체는 당국의 규제를 따르고 지지하는 데 적극적이었다”면서 “‘근본주의’ 단체들은 코로나19 위기를 죄 많은 세상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는 종말론적 상징으로 간주하거나 인간을 구제하는 신성한 초자연적 힘을 믿으며 공적 규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세션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가치’에서는 대행 선사의 가르침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살핀 논문과 대행 선사와 신학자 한스 큉을 비교·고찰한 논문이 눈길을 끌었다.
정상만 파평중 교사는 ‘대행 선사의 가르침에 비춰 본 수행적 관점에서의 가족의 의미’에서 한국 사회에서 가족주의가 어떻게 형성·발전됐는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대행 선사의 가르침은 가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살폈다.
한마음아카데미 연구실장 혜유 스님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한스 큉과 대행 선사 제안 비교’에서 개혁적 신학자 한스 큉과 선사를 비교했다. 스님은 “한스 큉과 대행 선사는 정반대의 환경이었음에도 한스 큉은 현대 가톨릭 개혁의 첨병을 넘어 세계평화를 위한 세계윤리를 제청했고 대행 선사의 사상과 행적은 한국 불교의 혁신적 행보를 보였다”면서 “서양과 동양, 서로 다른 환경에서의 성장, 남녀 등 모든 차이를 넘어 두 혁신가가 바라본 지구의 위기와 대처는 흥미롭다. 실천방안은 다르지만 정신계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주장한다”고 분석했다.
세션 ‘마음과 의학, 건강한 삶’에서는 물리적 치료에 국한된 현재 의료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연구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장미란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원은 ‘암 치유를 위한 마음과 마음의 연결’ 발제에서 물리적 치료만이 암 치유의 근본 해결책이 아님을 지적하고 심성과학으로의 발전 방안을 살폈다.
암 환자에게 마음챙김이나 요가를 통한 마음 조절을 시행했을 경우 스트레스 감소뿐만 아니라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켰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장 연구원은 “마음-육체 연결(mind-body connection)과 신체 건강과의 잠재적 관련성 및 효과가 실험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음에 의해서 육신이 움죽거리는 걸 알게 되면은 병이 낫는 것이고 마음과 마음이 둘 아니게 돌아갈 수 있는 그 과학적인 사실이 그대로 심성과학이다”라고 설한 대행 선사의 법문이 향후 나아갈 길임을 강조한 장 연구원은 “우리 몸의 세포가 마음과 연결돼 끊임없이 협력한다는 인식으로 암 치료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식을 통해 지구촌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치엔테 린 대만 츠지대 종교인문연구소장은 ‘전염병 시대의 부처님 가르침: 츠지(慈濟)의 채식주의 운동’을 통해 츠지재단 설립자 청옌 스님이 코로나19 시대에 설한 가르침과 채식주의 운동에 대해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청옌 스님은 자연을 존중하고 지구를 사랑하며, 재난 속에서 교훈을 얻을 것을 강조했다. 특히 스님은 전염병 예방과 재난 구호에서 대중의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채식주의를 장려해 왔다.
치엔테 소장은 “채식주의 식단은 마음을 순화시킬 뿐만 아니라 친절과 연민의 마음을 증진시키고, 장기적으로 도덕적인 가치를 통해 재난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서 “채식주의자가 되어 도덕적 수양을 하며 전염병에 대응하는 것은 불교의 업설과 인본주의 불교 정신을 모두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취임준비위원회(공동위원장 호산, 진화, 이하 ‘취임준비위원회’)는 9월 21일(수) 제3차 회의를 열어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 취임법회를 오는 10월 5일(수) 오후 2시, 조계사 특설무대와 우정국로 특설무대에서 1만여 사부대중과 함께 봉행할 것을 결의했다.
개혁종단 이후 최초로 단일후보로 합의 추대된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취임을 맞아 종단의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불교중흥의 새 역사를 사부대중과 함께 선언하고, 한국불교의 사회적 위상을 강화하는 법석으로 준비된다.
취임법회에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중앙종회의장,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을 비롯한 본사주지스님들과 종단 주요 소임자 스님들, 그리고 중앙종회 의원스님들과 중진 스님들이 참석할 예정이며, 제37대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한 이웃종교 및 이웃종단 대표자, 국회의원 및 정부관계자 등 약 1만여 대중이 참석할 예정이다.
취임준비위원회는 합의추대의 기반을 마련한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스님들을 취임법회 봉행위원으로 모시기로 결의했다.
또한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부대중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취임법회 장소를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 외에 우정국로에 특설무대를 설치하여 여법하고 장엄한 법석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벽산 원행스님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 성과자료집 편찬위원회(위원장 총무부장 삼혜스님)’는 지난 4년여간의 주요 성과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제36대 집행부 성과자료집 ‘종단 안정과 화합, 한국불교 미래를 만들어 온 4년’을 발간했다.
지난 2018년 9월 28일, 종단이 어려운 상황을 딛고 출범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제36대 집행부는 종단 운영을 위한 방향으로 ‘화합과 혁신 미래불교’를 서원하고, 이러한 서원을 바탕으로 지난 4년여간 혼연일치로 사부대중의 마음을 모아 종단 안정과 화합, 그리고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초석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한국불교의 백년대계를 위한 백만원력 결집불사를 선언하고 사부대중의 원력을 결집시켰다. 이와 같은 벽산 원행스님의 원력은 인도 부다가야 분황사 건립불사, 세종 광제사 및 전통문화체험관 건립불사, 계룡대 호국홍제사 건립불사를 원만히 회향하고, 양평 불교문화재 연구시설 건립불사와 10.27법난 기념관 건립 불사 등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지난 2020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에 직면하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각종 법회를 비롯하여 일상 신행 활동을 중단시키고 부처님오신날 행사조차 과감한 결단으로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향 문제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리는 노력을 기울인 한편, 우리 사회의 차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20년 12월에는 천년을 이어 온 연등회의 공동체 정신과 가치를 세계가 인정하여,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성과를 이뤘다.
스님은 도난 성보문화재를 되찾아 본래의 자리인 예경의 대상으로 모시도록 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봉은사 시왕도, 운문사 칠성도, 범어사 신중도, 송광사 치성광여래도, 신흥사 영산회상도,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등 많은 도난 성보를 환수했다.
그리고 현 시대의 불자와 국민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오늘의 언어로 전하는 첫 종단본 21세기 대장경 ‘불교성전’을 편찬하여 독송하고 연찬하게 됐다.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벽산 원행스님 성과자료집 편찬위원회(위원장 총무부장 삼혜스님)’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사부대중의 마음속에 희망의 연꽃이 활짝 피길 기원하며, 총무원장 벽산 원행스님과 한국불교가 4년여간 함께 걸어왔던 발자취들을 사부대중 여러분과 함께 나누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원행스님의 성과자료집은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교구본사 등 주요사찰, 교육기관 및 포교 신행단체를 비롯하여 국회 등 공공기관과 이웃종단 및 이웃종교, 언론사, 관계 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주간불교신문 창간 40주년을 맞아 한국불교의식을 대표하는 경기도 양주 청련사 생전예수재(예수시왕칠재)를 보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상진 스님을 만났다. 상진 스님은 염불 소리에 이끌려 출가를 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범패 서산 어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상진 스님께서 말하는 생전예수재의 의미와 경기도 무형문화재가 되기까지의 과정, 스님의 수행과 불자들에게 전하는 법문을 들어본다.
-청련사에서 매년 중양절에 설행하는 예수시왕생칠재의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요.
먼저 주간불교신문 창간 4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저도 출가 전부터 주간불교신문을 통해 많은 스님들의 주옥같은 법문과 불교계 소식을 접했습니다. 현대 사회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신문으로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는 우리가 흔히 생전예수재라 부릅니다. 한국 불교에는 면면히 내려오는 의례와 의식이 있습니다. 의례는 부처님을 공경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의식입니다. 생전예수재에는 부처님의 말씀이 들어있습니다. 이는 부처님의 삼세인과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빚지고는 못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생을 사는 것은 과거에 진 빚을 갚고 있는 것입니다. 전생에 맺힌 인연들이 현생에 원한으로 나타납니다. 과보는 현생에 반드시 갚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생전예수재는 참회재입니다. 삼세를 살아가는 중생들은 전생의 과보를 현생에서 참회해야 다음 생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전생과 현생의 안 좋은 인연들은 참회로 풀고, 좋은 일은 보시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내생의 삶이 만들어집니다. 참회는 불교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예수재는 참회를 바탕으로 전생과 현생의 모든 업장을 소멸하는 의식입니다.
-청련사 예수시왕칠재(생전예수재)의 역사와 설행 과정을 말씀해주십시요
윤달이 들면 예수재를 봉행하는 것은 우리 불교의 오래된 법식입니다. 청련사는 조선조 초기 ‘동청련 서백련’의 양 열반계(兩涅槃界) 사찰로 지정이 됩니다. 사후 정토왕생을 위해 미리 복을 짓는 예수재가 1960년대부터 설행되기 시작합니다. 청련사 사중의 스님들이 범패ㆍ작법ㆍ장엄을 맡아 설행됐습니다. 그러던 중 청련사 예수재의 전통과 특성을 체계적으로 전승을 위해 2010년에 보존회를 발족하게 됐습니다.
청련사는 20세기 초부터 경제(京制) 동교(東郊) 파에 속한 주요 사찰입니다. 1910년 청련사에 출가한 능해(能海, 1892~1979) 스님으로부터 덕봉(德奉, 1911~1994) 스님, 청호 (淸湖, 1915~1999) 스님, 춘담(春潭, 1915~1960) 스님, 벽파(碧波, 1939~2011) 스님, 백우(白牛, 1934~2015) 스님의 계보를 이어 제가 예수시왕생칠재를 설행해 오고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로 옮겨오면서 보존회와 안정불교대학을 중심으로 예수재의 체계적인 전승과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재의 활성화를 위해 설행시기를 ‘윤달이 든 해’에서 ‘중양절’로 조정하여 해마다 설행하고 있습니다.
생전예수재의 설행 과정을 설명해 드리면 먼저 예수재는 괘불이운으로 시작됩니다. 괘불이운은 부정한 것을 제거하고 신중님을 청한 후 진행한다. 이어지는 조전점안은 재자들이 전생 빚인 금은전과 함합소를 명부고사 전에 바치는 의식입니다. 생전예수재는 전생에 지은 빚을 갚고자 현생의 ‘나’를 위해 지내는 49재이지요. 또 소청사자는 명부의 사자를 청해 설재 공덕을 증명하게 한 후 사자를 통해 명부시왕님께 아뢰도록 하는 불공의식입니다.
소청명부는 지장보살과 명부시왕 및 여러 성중을 청해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의식이며 소청고사는 고사판관을 청해 공양을 올리고, 전생의 빚과 독송할 경전이 적힌 함합소를 전하는 의식입니다. 전시식은 사바세계에 집착해 중음계에 떠도는 중생에게 참회의 법을 설해 정토세계에 태어나길 서원하는 의례입니다. 경신봉송은 설재자들이 정성껏 바친 금은전과 함합소(경전)를 명부시왕과 고사판관이 잘 보관할 것이란 확인과 함께 예수재 증명을 위해 모신 불보살님과 여러 성중들을 보내드리는 의식을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청련사 예수시왕칠재(생전예수재)가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가 됐습니다. 지정 과정과 의미를 말씀해 주십시요.
청련사는 서울 왕십리 시절부터 조선 왕조의 왕생 발원 사찰로 많은 유, 무형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양주로 터를 옮기면서 먼저 유형문화재의 가치를 알리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총 15점의 탱화 등 무형문화재를 권위 있는 불교학, 미술사학 교수님들의 자문과 연구를 거쳐 학술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이를 근거로 유형문화재 15점이 경기도 지정 유형문화재로 등재됐습니다.
유형문화재 등재를 마치고, 청련사의 오랜 전통인 생전예수재에 대한 학자들의 등재 권고가 이어졌습니다. 먼저 범패 어산 어장인 저를 무형문화재로 등재하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는 개인의 문화재적 유산보다는 청련사가 이어온 불교문화의 정수인 생전예수재 등재를 주장했습니다.
먼저 청련사의 역사적인 위상과 생전예수재의 역사성, 정통성을 입증하는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많은 학자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고, 긴 연구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우선 관련 학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의견을 듣고 각자 전문 분야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연구에 참가한 학자들이 하나, 둘씩 연구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모아 지난 2019년 1월 19일 청련사 대적광전에서 학술발표회를 개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 유형문화재 지정을 서둘렀습니다. 작년 2021년 9월 9일에 지정 심사를 위한 시연회를 성대히 치렀습니다. 그 외 여러 가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올해 5월 20일 경기도는 청련사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 이름으로 신청한 청련사 생전예수재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6호 생전예수재 보유 단체로 지정했습니다.
-범패 어산 어장이신 스님의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출가가 좀 늦은 편입니다. 서른을 넘기고 출가를 했습니다. 제가 출가 전 어느 날 시골 동네를 지나가는데 나무아미타불 소리가 들려 발길이 멈쳤습니다. 궁금해서 둘러보니 어느 집에서 할머니가 월봉 스님의 독경 테이프를 틀어 놓으셨더군요. 그러다 시내에서 어느 레코드 가게에서 김성공 스님의 염불 테이프를 우연히 들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저리 아름다울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마산 원각사 주지 철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를 했습니다. 길바닥에서 들었던 염불 소리가 제가 부처님의 제자로 살게 된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출가를 해 보니 제가 참으로 잘못 살아왔더 라구요, 그래서 선암사 행자 시절 원주 스님께 부탁을 올려 삼성각에서 100일간 참회 기도 정진을 했습니다. 참으로 많은 후회와 참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가르침을 주는 많은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행자 시절 선암사에서 당시 중앙승가대 학승이던 20대 한 스님을 만납니다. 그 스님이 저에게 “최 행자님. 물은 말이죠. 산에서 한 방울씩 떨어져 냇물이 되고, 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고 바다로 흘러가요”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러고 그 스님이 방학 때 내려와 하는 말이 “최행자님. 물이 흐르다가 바위를 만나면 돌아가요”하더군요.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랐죠. 중노릇하면서 차츰 그 뜻을 알았습니다. 물이든 사람이든 처음부터 큰물은 없다. 물이 한길로 바로 흘러가지는 못한다. 큰 고난을 만나면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은사 스님 시봉 살다가 1992년도에 태고종 종립교육기관인 동방불교대학 범패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정진하는 마음으로 범패를 배웠습니다. 1999년부터 강단에 서 후학들을 지도했죠. 후학들을 지도 하면서 점점 염불소리가 더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 후로 청련사와 인연이 되어 안정불교대학과 예수시왕칠제 보존회를 통해 대중들과 함께 염불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님이 되고부터 하루 3시간 이상 누워본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의 제자로 살면서 게으름은 가장 경계해야 할 마장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육바라밀을 불제자로서 지켜야 할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반야의 육바라밀을 바탕으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참구하면서 생활합니다.
저는 새벽정송하고 하루를 시작해 주어진 부처님의 일을 성실히 하는 것이 수행이라 생각합니다. 그리 살다 보니 오십 대에 폐결핵이 걸려 고생한 것도 모르고 지나갈 정도였습니다. 저를 검진한 동국대 의대 교수가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습니다. 앞으로도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하고 예수재를 널리 알려 중생 구제와 포교에 전념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는 음력 9월9일인 10월 4일 봉행 되는 청련사 생전예수재와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는 10월 4일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봉행하는 청련사 생전예수재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지정 후 처음으로 설행하는 중요한 법석입니다. 이번에는 청련사 예수재를 소개하는 책자도 만들 예정입니다. 예수재의 의미를 불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준비 중입니다. 또한, 예수재에는 경기도지사, 양주시장, 양주 시의회 의장, 지역 국회의원, 기관장 등과 불교계 언론 및 일반 언론 기자들도 초청해 한국불교문화의 정통 법맥을 잊는 청련사 생전예수재의 신성함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예정입니다. 많은 분이 동참하시어 삼세의 업장을 소멸하는 기회를 누리시기를 서원합니다.
끝으로 저는 불자들에게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고, 원수는 모래밭에 새기라”는 법문을 자주 합니다. 은혜를 입으면 다 갚지는 못하지만, 대리석에 새긴 것처럼 잊지는 말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안 좋은 인연으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상처는 바람이 불면 사라져 버리는 모래밭에 새겨 빨리 잊어버리라 말합니다. 원한은 모든 것이 나로 인해 발생하는 악업입니다.
이를 그대로 가지고 간다면 그것은 독이 되어 나를 병들게 합니다. 흐르는 물처럼 본래 부처인 우리는 모든 인연 공덕에 따라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죽으면 사대로 돌아가 다시 인연 받은 몸으로 태어나는 것이 부처님의 이치입니다. 마음속에 모든 먼지는 털어버리고 순수 본래의 마음으로 부처님을 맞이하는 예수재에 동참하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부처님의 인연 공덕으로 많은 불자가 현생의 빚을 모두 청산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