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감이 없는 속에 떠나셨다"
고우 대종사 영결식 기자 간담회
한국불교의 최고 선승 고우스님과 수행을 이어온 혜국스님에게 스님은 고우 선사께서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주시요"라고 마지막 유언을 전했다.
9월1일 오후 조계종 종립선원 봉암사 태고선원 남훈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혜국스님은 “그 말씀처럼 오고감이 없는 세계 속에 떠나셨다”며 “ 도를 주고받고 결국은 너와 내가 없어진다는 말 이전의 소식이기에 전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아주 귀하다”고 말했다.
장의위원회 총도감 원타스님은 “1962년 조계종이 정식으로 탄생했지만, 당시 봉암사는 우리 비구승이 공부하는 도량이 아니었다”며 “1968년 경 고우스님과 7∼8명의 스님이 결사로 살면서 참선하며 수행 기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 당시에 함께 살던 대처승 스님들이 봉암사 살림 벌목허가를 받았는데, 고우스님과 젊은 수좌들이 온몸으로 막아 지금의 봉암사 자연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이 일로 한달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전 봉암사 주지 함현스님도 “‘내 죽으면 봉암사에서 화장 해달라’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해 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고 밝혔다.
철산스님은 “편찮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올라와서 스님께 열반게송 한 번 하시라고 했더니, ‘본래 없더라, 사대오온이 아무것도 없더라’라며 "개울에 맑은 물은 저절로 흐르더라는 말씀을 저에게 하셨다”고 말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영진스님도 “고우대종사는 명예원로 스님이어서 원로회의장으로 해야 하지만, 당신이 평소 원하던 바고 종립선원 봉암사에서도 받아들여 수좌회에서 장의위원회를 꾸렸다”며 “종단에도 통보하고 양해를 구했다. 그동안 전국선원수좌회장은 단 네분의 스님만 봉행됐다" 말했다.
수불스님도 “45년 전 범어사에서 처음 만났는데 ‘늘 공부에 정진하고 힘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며 “하루 빨리 돌아오시면 좋겠다”고 스님을 회상했다.
고우스님 상좌로 기자간담회에 함께한 문도 대표 중산스님도 “고우 스님께서는 좌복에서 공부를 잘 하려면 생활 속에서 자기를 내려놓고 이기심을 버리는 실천행을 하라고 하셨다”며 바르게 수행 할것을 강조 하셨다고 말했다.
재가자 상좌 불교인재개발원 박희승 이사는 “고우스님께서는 중도를 바르게 공부해 바른 안목을 갖추면 지혜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하셨다”며 “스님으로부터 화두와 법명을 받고 나름 전국에서 정진하는 재가 제자들이 1000여명이다. 그 뜻을 받들어 앞으로도 수좌 스님들을 잘 모시고 정진해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봉암사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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